Burano

2012. 11. 3. 02:42 from Trip

 

베니스 본섬에서 동북방향에 위치한 작은 섬인 Burano는 원색계열의 밝은 색으로 칠한 집들과 수공예로 만든 레이스가 유명한 곳이다.

이렇게 건물의 외벽을 화려하게 칠하게 된 계기는 구전을 통해 들은 여러 설들이 있는데 워낙 안개가 심한 지역이어서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자신의 집을 멀리서도 알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 밝게 칠을 했다는 게 가장 유력한 정설인 것 같다.

베니스의 모든 건물들은 정부의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는 걸로 유명한데 페인트 유지비와 창틀 관리비까지 나오는 건 Burano가 유일하다고 한다. 실제로도 돌아다녀보니 이곳 Burano가 베니스 지역에서 가장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는 편이다. 교회탑 외엔 높은 건물이 없는 부라노 섬의 거리를 걷다보면 동화 속 나라에 들어온 것 처럼 아기자기하고 베니스의 그 어느 거리보다도 편안한 마음으로 여정을 즐길 수 있다.

 

 

사실 여기 뿐 아니라 유럽을 여행하면서 잠시 든 생각은 한국에도 북촌 한옥마을이나 안동 하회마을처럼 전통 가옥을 유지하면서 관광지화 한 케이스가 얼마든지 있지만 개인적으론 이러한 우리나라의 마을들은 구조적인 부분과 함께 전체적으로 폐쇄적이면서 자연히 지역주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이었기 때문에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문화적인 특징들은 관광객인 나의 입장에선 참 편안하고 색다르게 느껴졌다.

 

부라노 섬의 특산물인 레이스는 16세기부터 시작되어 유럽 전역으로 수출이 될 정도로 큰 인기와 영광을 누린 것으로도 유명하다. 워낙 고가라 선뜻 주머니를 열기 어렵지만 길을 걷다보면 아래의 사진처럼 부라노 출신 할머니들이 레이스 작업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. 기념품 샵에서 팔리고 있는 레이스들은 기계 혹은 해외에서 저가로 제작된 것이라 구입 시 주의해야 한다고.  

 

 

 워낙 작은 섬이라 한 시간 정도면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 섬이다. 느긋하게 노천 카페에서 2유로 정도 하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호사도 이곳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정도로 편안한 곳이었다. 여담이지만 왕복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여정이라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면 화장실 이용은 저절로 해결된다는... ^^

나의 경우 베니스 본섬의 F.te Nove에서 Burano를 30분 간격으로 왕복하는 12번 수상버스를 이용했는데 베니스 본섬으로 돌아오는 수상버스의 경우 워낙 많은 관광객 때문에 자칫 제 시간에 타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벌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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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wiesel :